KBS 기자 합격한 김연주양(관광 04년 졸) 



"자신의 개성 어필할 수 있는 특화된 전략 중요" 

많은 사람들이 꿈꾸지만 모두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 언론사다. 시험이 어렵기보다 채용인원이 적기 때문이다. 전국 언론사에서 1년간 뽑는 기자 수는 100명이 채 안 된다. KBS는 올해 전국권 기자 14명을 포함해 28명의 기자를 선발했다. 4년 만의 최대 인원이다. 

사실 ‘언론고시’란 말은 틀렸다. 언론사 입사시험은 국가고시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험 준비에도 정해진 틀이 없다. 다른 시험에 비해 채용인원이 훨씬 적다는 점, 전형과정이 복잡한 점이 언론사 입사시험을 고시로 불리게 한 것 같다. 국가고시처럼 ‘장수생’들이 많은 것도 언론사 시험이 고시가 된 이유 중 하나다. 나 역시 3년 동안 언론사 시험을 봤던 장수생이었다. 

불확실성을 잡는 법 - 최소한의 스펙, 최대한의 개성 

언론사 입사시험의 가장 큰 특징은 ‘불확실성’이다. 떨어져도 왜 떨어졌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표준화한 점수 체계가 없고, 각 언론사마다 원하는 인재상도 다르다. 서류부터 최종면접까지 방송사는 보통 5단계 전형(서류-필기-실무면접(카메라테스트, 면접)-합숙(토론, 기사작성, 면접, 인적성평가)-최종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토익점수가 높아도 떨어지는 사람이 있고, 글을 잘 써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확실치 않다. 언론사 시험의 불확실성을 잡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조건을 갖춘 뒤 자기 개성대로 밀고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학점, 토익에 하한선을 두지 않는다.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학점은 중요치 않다. 토익은 850 이상이면 충분하다. KBS의 경우 한국어능력시험을 따로 봐야 하는데 이것 역시 따로 명시된 하한선이 없다. 700점 이상이면 문제 없다는 게 수험생들 사이의 중론이다. 

최소한의 스펙만 맞춘 뒤부턴 자신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특기개발이 필요하다. 점점 언론사들이 분야별로 특화된 기자를 원하기 때문이다. 기자정신을 보여 줄 자신만의 분야가 필요한 것이다. 어떤 것이든 자신의 것으로 특화시킬 수 있다는 게 언론사 시험의 매력이기도 하다. 나는 관광학과라는 특이한 전공과 IT전문지에서의 기자 경력을 내세웠다. 

토론에 중점 두고 기획안 작성에 신경 쓸 것.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토론’이다. 토론을 하면 생각하고 읽고 말하게 된다. 추후에 토론 내용을 정리하는 과정이 곧 논술쓰기다. 혼자서 하는 글쓰기보다 여럿이 하는 토론이 시사를 정리하기 쉽다. 스터디를 하면 쑥쓰러워서 토론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드시 토론을 스터디 과정 중에 넣어야 한다. 토론은 면접준비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 많은 언론사들이 합숙평가를 강화하고 있다. KBS도 합숙평가에서 토론, 기사작성, 면접, 인·적성평가를 진행했다. 기사작성에 대비하려면 신문기사, 방송기사의 기본 형식을 숙지한 뒤 참신한 아이템으로 승부해야 한다. 스터디를 할 때 기사 기획안을 쓰는 방법을 추천한다. 흔히 기획안은 PD만 쓰는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기사 기획안을 쓰면서 기사쓰기에 논리력을 강화할 수 있다. 

학교 언론반을 활용하자. 

4학년 때부터 학교 언론반에서 공부했다. 뜻이 통하는 친구들과 스터디를 할 수 있고, 논·작문 선생님께서 글을 봐주신다. 언론사 정보도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곳이다. 학교 언론반을 최대한 활용하면 언론사 준비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언론사에서 경력자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한 해 정도 언론사 시험을 보고나서도 안 됐다면 공채 시험을 준비하며 취재경험도 쌓을 수 있는 작은 매체에서 먼저 일을 배우는 것도 권하고 싶은 방법 중 하나다. 서류부터 최종까지 두 세달 정도 걸리는 전형기간 동안 긴장을 놓지 말고 자신을 일관성있게 보여주는 태도가 중요하다. 

수많은 언론사의 시험전형을 치르다보면 오로지 합격 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왜 기자가 되고자 했는지, 사회에서 풀고자 하는 자신만의 과제는 무엇인지 동시대의 사건과 사람을 증언하는 사람으로서의 열정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자료제공 - 한양인 고시정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