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이 쓴 글 같아요.’ 언론사 시험을 준비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제가 쓴 글을 보고 스터디원이 한 말입니다. 그 정도로 저의 논술 실력은 ‘초딩’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결과 KBS 공채 전형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입사를 위한 준비과정
1. 서류전형
우선 KBS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한국어능력시험 성적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공채가 뜨기 1년 전에 미리 시험을 응시하여 점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국어능력시험은 고3때 수능 언어영역을 공부한 덕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래서 독해부분은 따로 공부하지 않았고, 어법파트(특히 맞춤법)부분만 집중적으로 공부했습니다.
자기소개서 같은 경우는, 대학교 경험했던 일 중 구체적인 사례를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대학교 3학년 때 몽골 오지마을로 봉사활동을 다녀온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 마을에서 있었던 특정 에피소드를 적고 그 에피소드를 통해 제가 느낀 점을 적었습니다. 자기소개서는 구체적으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필기전형 공부방법
방송학은 한진만 교수가 쓴 방송학개론을 기본서로 공부하였고, 서브로 도서관에 있는 웬만한 방송학관련 책은 다보고 핸드아웃으로 정리했습니다. 주요 대학의 언론학개론 수업 교재로 쓰이는 책은 거의 다 봤습니다. 물론 정독은 못했고, 훑어서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정독은 한진만 방송학개론만 했고, 나머지 책은 빠르게 책장을 넘기면서 ‘훑고’ 나올만한 부분만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상식은 스터디원들과 나눠서 신문을 각자 1개씩 맡았고 각 신문마다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돌아가면서 KBS9시 뉴스를 모니터링하고, 매일 KBS 9시뉴스에 나온 상식키워드를 정리했습니다.
논술은 우선 KBS 대비 논술을 대비하기 위해서 공영방송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잡는 방법으로 준비했습니다. 학교 도서관 홈페이지에 ‘공영방송’이란 키워드로 검색해서, 제목에 공영방송이란 단어가 들어간 책과 논문은 모두 찾아서 봤습니다.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에 정리하는데 하루 이틀 정도 걸렸습니다. 특히 사례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논술을 쓸 때, 주장의 근거로 활용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또한 유명 저널리스트, 언론학자들이 공영방송에 대해 쓴 칼럼도 찾아서 정리했습니다. KBS방송문화연구소에서 나온 ‘공영방송’이라는 잡지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KBS 란 단어가 들어간 책을 검색하여 2권정도 봤습니다. 특히 공사창립 40주년 기념으로 출판된 ‘국민을 위한 국민의 방송 KBS’란 책을 통해 KBS의 발자취를 알 수 있었습니다. KBS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KBS에 더 가고 싶어졌고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쉴 때도 KBS 관련 프로그램을 보며 쉬었습니다. 원래 영상을 보면서 밥을 먹는 것을 좋아해서, 밥 먹는 시간에 관련 영상을 봤습니다. KBS의 ‘KBS 뉴스 옴부즈맨’ ‘미디어인사이드’ ‘방송의 날 특집 다큐멘터리의 힘’ 같은 프로그램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음은 KBS 시험 대비 전부터 제가 해왔던 논술 공부 방법에 대한 설명입니다. KBS 시험뿐 아니라 다른 언론사 논술 시험을 대비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몇 자 적어봅니다.
저는 논술공부를 위해 신문을 교과서 삼아 공부했습니다. 중점적으로 알고 싶은 이슈가 생기면 ‘KBS 심야토론’, ‘일요진단’을 보면서 시사현안을 정리했습니다. 매일아침 신문을 하나정해서 2시간 정독했고, 10대일간지의 오피니언부분은 모두 읽었습니다. 스크랩 노트를 마련하여, 좋은 기사나 칼럼을 붙여놓고 칼럼 옆에 글의 흐름을 메모했습니다. 공부하면서 정리한 3권의 스크랩 노트를 시험 전날 보면서 공부한 내용을 머릿속으로 되짚었습니다. 논술을 위해선 시사 현안에 대해 정확한 팩트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팩트를 알아야 그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각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논술 준비가 아니더라도 저널리스트가 되기 위해선 세상 돌아가는 상황에 민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논술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퇴고입니다. 스터디 시간에 쓴 글을 첨삭 받아서 퇴고를 하고 또 다시 첨삭을 받아서 2번째 퇴고를 했습니다. 마음에 들 때까지 퇴고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퇴고도 중요하지만 그 퇴고를 다시 퇴고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완벽하게 완성된 글을 개인 클라우드에 올려놓고 이동할 때마다 휴대폰을 통해 읽어봤습니다. 같은 주제가 나왔을 때, 미리 써놓은 글을 시험장에서 100퍼센트 복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실 제가 써놓은 논술과 동일한 주제가 시험에 나온 적은 거의 없어서, 써놓은 논술을 복기할 기회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쓴 글을 여러 번 읽으면서 문제점을 고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글쓰기 능력이 향상되어 웬만한 주제의 글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3. 실무평가 및 최종면접 준비방법
우선 면접 준비의 기본은 모니터링이라고 생각합니다. KBS의 프로그램에 대해 꾸준히 모니터링 했습니다. 기획의도와 내용을 정리하고, 제가 생각하는 장점과 개선점을 적어서 정리했습니다. 모니터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라면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획안 시험 준비는 최대한 많이 생각해보고 프로그램을 기획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종면접을 준비할 때는 논술 준비를 위해 정리했던 공영방송 관련 자료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합격의 소감
저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시험에서 떨어져봤습니다. 서류에서 떨어진 적도 있었고, 최종면접에서 떨어진 적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KBS 때문이었습니다. KBS 공채는 노력만 하면 붙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스터디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KBS 공채 프로세스가 가장 공정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제가 가장 가고 싶었던 곳에, 가장 하고 싶었던 직무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취업했다는 사실보다, 꿈을 이뤘다는 것이 정말 기쁩니다.
○ 입사 후 포부
저의 인생 목표는 ‘10000명의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입니다. 공영방송 KBS의 일원으로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겠습니다. 입사 후에도, 공영방송의 역할에 대해 계속 고민하는 PD가 되겠습니다.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PD가 되겠습니다.
[출처] KBS 채용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