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입사는 지하철 2호선을 타는 것과 마찬가지다.”

  언론사 준비생이라면 이 말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계속되는 시험과 공부. 한 바퀴, 두 바퀴. 그러다 덜커덕 목적지에 내리는 게 언론사 입사라는 뜻일 테지요. 제가 내린 곳은 동아일보였습니다.

  8월이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7월 말의 무더위 못지않은 더위 속에서 대학을 졸업했을 때였습니다. 동아일보 공채가 떴습니다. 이미 몇 차례 언론사 시험에 낙방한 터라 자신감은 바닥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인턴기자로 한 번 경험했던 회사라 다른 회사에 입사 지원서를 쓸 때보다는 마음이 편했습니다.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 뉴스룸의 공기를 이미 한 번 느꼈다는 자신감이었을까요?

  그때부터 3달 반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제 언론사 수험생활의 종착역인 광화문역에서 동아일보 수습기자로 내릴 때까지요. 힘들었습니다. 다른 언론사가 짧게는 한 달 반, 길게는 두 달에 걸쳐서 공채를 하는데 비해 동아일보는 훨씬 긴 시간 동안 시험을 봐야 했으니까요. 이제 본격적으로 시험과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언론사 시험 준비생이 흔히 하게되는 착각 중 하나가 글을 잘 쓰는 순서대로 언론사에 붙을 거라는 겁니다. 단언컨대, 아닙니다. 기자는 사람을 대하는 직업입니다. 제 생각에 동아일보 수습 공채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도 이 부분입니다. 아무리 글재주가 훌륭해도 사람 대하는 재주가 서투르다면 좋은 기자가 될 수 있을까요? 기자는 ‘말하는’ 직업이 아닌 ‘듣는’ 직업입니다. 다만, 사교성 부족하기로 소문났던 저 역시 동아일보에 입사했으니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겁니다.   

  필기시험에 대한 답은 뻔한 말이지만 ‘다독’, ‘다작’, ‘다상량’으로 밖에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동아일보는 다른 언론사보다 더 수험생들에게 논술, 작문을 시간을 30분 더 줍니다. 하지만 고수들 사이에서 돋보이고 싶다면 이전에 논리적으로 완결했던 글을 활용해 쓰는 편이 낫겠지요. 저 역시 나올만한 과제들을 가정해 제 나름의 모범답안을 만들어 보고 활용했습니다.

  제가 가장 떨렸던 단계는 필기시험 다음인 1차 면접이었습니다. 저는 말재주가 없어서 예상 질문과 답안을 100개쯤 만들어 놓고 매일 연습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면접에는 예상했던 질문을 하지 않으시더군요. 물으시는 질문에 최대한 침착하게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답하려 했습니다. 옆에 있던 지원자가 너무 말을 잘해 떨어질까 마음 졸이기도 했지만 다행히도 1차 면접을 통과했습니다. (제 옆에 있던 지원자도 최종 합격해 입사 동기가 됐답니다.)

  1차 면접 다음 단계가 동아일보의 공채에서, 아니 모든 언론사 공채에서 가장 어려울 거라 생각하는 실무평가입니다. 실무평가 기간 동안 선배들이 여러분이 어떠한 사람인지 낱낱이 평가합니다. 숨길 수 없이 자신이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이 기간 동안 수행해야 하는 과제들도 10개가 넘습니다. 모든 과목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는 힘들 겁니다. 장점이 있는 과목과 분야에서 여러분을 어필하도록 노력하세요. 최종면접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입사한 지 채 1년도 안된 제가 주제넘은 말을 너무 많이 쏟아낸 것 같습니다. 다만 여러분 중에 누군가도 언론사 입사의 종착역이 지하철 광화문역 5번 출구, 동아일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으니 너그럽게 이해해주세요. 같이 일할 여러분이 벌써 기대되네요.

 

 

 

 

[출처] 동아미디어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