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기획은 출판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로 대두되고 있다. 출판사도 예전처럼 필자가 던져주는 원고를 출판하는 소극적인 단계를 넘어서서, 이제는 적극적으로 독자가 요구하는 주제를 발굴하고, 그에 따른 필자를 선정하며, 원고의 집필에까지 관여하는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이때 이러한 일을 주도적으로 해내는 사람이 바로 출판기획 전문가이다. 출판기획을 단지 하나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는 일이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이는 단지 착상의 수준에 불과하다. 


출판기획 전문가는 하나의 착상에서 시작하여 관련자료를 조사하고, 시장성을 검토하여 세부적인 기획안을 만들어내는 것을 기본적인 업무로 한다. 그밖에도 필자를 섭외하고 집필된 원고를 검토하며, 나아가 영업·광고전략을 세우는 일에까지 관여하기도 한다. 즉, 막연하게 "사람들이 점차로 읽는 것보다는 보는 것을 좋아하니 이러저러한 내용을 가지면서 그림이나 사진이 많이 들어간 책들을 만들어보자"라고 말하는 '착상의 수준'을 넘어서,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책을 만들 것 인가, 혹시 이미 그렇게 나온 책들은 없는가, 과연 얼마나 팔릴 수 있을까, 누구를 필자로 선정할까, 책의 크기와 두께는 어떻게 정할까"라는 광범위한 문제를 검토해서 그 타당성을 확인해야 한다. 

시대의 흐름에 가장 민감한 산물 중 하나가 출판이라고 볼 때, 간단히 말해서 출판기획은 독자가 무엇을 읽고 싶어하는가를 정확히 포착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방법을 구상하여 진행을 설계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저자가 스스로 기획을 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독자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출판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출판기획은 점차 출판사가 주도하는 추세로 바뀌었다. 그런데 출판사가 주도하는 출판기획의 경우에는 출판사의 대표나 편집부 직원들이 기획을 담당하거나, 따로 기획위원제도를 두어 기획력의 증대를 꾀하기도 한다. 이때 출판기획 전문가는 기획위원이라는 이름으로, 주로 비상근의 형태로 근무하게 된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든가, 출판계에 몸담았던 사람들이 주로 기획위원으로 임명된다. 한편 요즘에는 기획전문대행업체가 등장하여 출판정보와 함께 시장분석, 영업·광고전략을 세우고, 기획 아이디어를 출판사에 제공하는 새로운 풍조가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기획전문회사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출판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출판기획 전문가도 있다. 이는 개인이 책을 기획하여, 출판사와 일정한 계약을 맺어 책을 출판하는 경우이다. 현재 우리 나라에는 출판기획 전문가가 위와 같은 3가지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