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명 - 현장을 지키는 빛의 마술사들

드라마에 빛을 밝히는 작업, 드라마 제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조명이다.

조명의 경우 다른 스텝들 모두 그러하겠지만 육체적으로 특히 힘들고 고된 일에 속한다. TV 화면을 통해선 일이십 초 동안 스치고 지나가는 짧은 장면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위해 동원되는 조명 장비는 보통 8∼9개 정도. 라이트와 그것을 지탱하는 스탠드 그리고 발라스트까지 완벽하게 세팅된 하나의 조명 무게는 60kg 가량으로 이러한 조명 기구를 발전차로부터 촬영현장까지 운반하는 일만 해도 여간 힘든 작업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조명 스텝들의 경우 대부분이 건장한 체격의 남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드라마 조명 분야는 6∼7명으로 짜여진 팀별로 작업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번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경우, 최성문 조명감독을 비롯한 6명의 조명기사와 1명의 발전기사가 한팀을 이루어 움직인다. 이제 막 신참딱지를 뗀 8개월 경력의 막내 전병윤 씨부터 9년 경력의 최성문 감독까지 조명의 세계에 뛰어든 스텝들은 제각각 그 경력들도 다양하다. 그러나 한사람이라도 빠지면 일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다고 7명의 스텝들은 입을 모은다.

촬영 현장에서 그들은 발전차로부터 조명기구를 옮기고, 라이트를 설치하고, 또 선을 연결하고, 알맞은 색의 필터를 끼우고… 각자 맡은 일을 신속하게 처리하느 라 다른 분야의 어느 누구보다 분주하다. 이렇게 조명기 세팅을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30분 정도. 그래서 다른 분야 스텝들보다 30분 먼저 일을 시작하여 가장 나중에 철수하는 팀이 바로 이 조명팀일 수밖에 없다.

제작 현장에서 가장 발빠르게 뛰어다니는 이들.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그들은 쉴 틈이 없다. 그러나 감독의 큐 사인과 함께 라이트에서 불이 들어오고 환하게 비춰지는 빛이 촬영장 안을 가득 메울 때면 그들의 마음은 뿌듯하기만 하다.

이렇게 열정을 바쳐 추운 현장에서 일하는 그들로 인해 마침내 제 색을 찾은 드라마의 장면들 속에서 우리는 숨어있는 그들의 애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