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홈쇼핑 쇼핑호스트 이창우씨는 에어컨을 팔 때 무조건 사라고 매달리지 않는다.
무작정 좋은 제품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보다는 소비자가 이성적으로 판단할 근거를 제공하는 것으로 ‘선수’를 친다. 소비자는 그럴 때 ‘살까 말까’ 하던 마음이 ‘사자’ 쪽으로 굳어진다는 것. 매번 대박을 터뜨리는 쇼핑호스트 이창우씨가 지난해 올린 매출은 1백50억원에 이른다. 그는 소비자 트렌드를 이해하기 위해 민간경제연구소 논문을 읽고 판매할 상품군의 업계 동향도 살핀다. 그 다음에 경쟁사 제품과의 차별 요소를 꼼꼼히 분석한다. 나아가 여기에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 세일즈’를 더한다.

그의 이력은 유별나다. ‘1995년 대홍기획 AE 입사, 98년 LG홈쇼핑 MD 전직. 2000년 대홍기획 AE 재입사, 2002년 LG홈쇼핑 쇼핑호스트 재입사’.

어릴 적 꿈이 아나운서였던 그는 공중파 방송사에 3번 도전했으나 연거푸 낙방했다. 대홍기획에 입사해 AE가 됐으나 신입사원이라서인지 별 성과를 내지 못했다. 때마침 홈쇼핑 채널이 생기면서 LG홈쇼핑 MD를 지원했다. 이씨는 홈쇼핑 프로그램에 MD로서 출연했다가 그 프로그램의 매출이 높아지자 회사는 그에게 쇼핑호스트를 맡겼다.

“99년 제가 쇼핑호스트를 할 때만 해도 쇼핑호스트에 대한 인식이 지금처럼 좋지 않았죠. ‘계속 이 일을 하는 게 좋은지’에 대한 판단이 서질 않았습니다”

그가 직업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 채 갈등하던 2000년 과거 근무한 대홍기획에서 두둑한 연봉으로 스카우트 제의가 왔다. 회사를 다시 옮긴 그는 “연봉 때문에 옮기는 게 아니었는데, 생각이 짧았다”면서 방송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유턴’했다.

그는 ‘길이 아닌데 노잣돈을 많이 준다고 가면 안된다’는 말로 연봉따라 옮기는 이직을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이 어느 자리에 섰을 때 가장 아름다운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자료출처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