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을 통한 취업 성공기 



이름 : 옥선미 (23세, 여)
취업처 :한국콘텐츠진흥원 / 부서 : 융합형콘텐츠단 
연락처 : 010-3014-3610 / o0hiroyuki0o@naver.com



06학번이구요, 이번년도 8월에 졸업했고 2주 후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취업했습니다.

 저같은 어문계열 졸업자를 포함해 기초학문을 전공한 사람들이 그렇듯 기업과 부서에 대한 뚜렷한 목표가 없었습니다. 졸업할 때가 되자 막연히 '기초학문 전공자에게 유리한 홍보·마케팅 부서에 취업해야지'라고 결심했지만 경영학 관련 지식이 별로 없고 스펙이 별볼일 없는 저를 뽑아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물론 취업난이 심각한 때지만 서류통과가 된 곳이 없어 실망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2010년 1학기는 지나가고 여름방학을 맞았죠. '졸업 전 취업하자'라는 제 자신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였습니다.

 처음엔 '스펙이 부족한가?'라고 생각했지요. 물론 스펙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회사, 부서마다 하는일과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그 일에서 가장 훌륭한 능력을 발휘할 만한 사람을 뽑는게 맞지요. 취업관련 상담도 받고 며칠간 곰곰이 생각한 결과 저에게 가장 맞는 일은 '콘텐츠 기획'으로 결론났습니다. 제가 평소에 독서와 작문을 즐겨하고 한 학기동안 홍보 콘텐츠 만드는 일을 수십 차례 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도 문화예술에 관련된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제작기술이 없는데다 정보도 부족하여 딱 부러질만한 결론은 내지 못했습니다.

 7, 8월은 흔히 말하는 '취업 비수기'라 원서내는 행위를 잠시 멈추고 취업 관련 책과 잡지를 읽고 자격증 준비, 독서 등 어떻게든 시간낭비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졸업이 가까워졌구요. 때문에 학기중보다 취업에 대한 걱정이 심해졌습니다.

 졸업이 며칠 안 남았을때 저희 대학 홈페이지 채용게시판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 인턴 채용 공고'가 난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그것을 봤을 때 '나를 위한 기회다'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일단 제작소가 아닌 지원기관이기 때문에 제작 툴, 기구 사용 능력은 필요없고 문화 예술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진 자를 필요로 하는데다 출신대학, 어학연수 경험 등 굵직굵직한 스펙에 절대적 비중을 두는 사기업과는 달리 뽑는 절차가 공정하고 내적 능력을 더 많이 볼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원서를 제출하고 일주일 후 면접을 보라는 전화가 왔고, 그 주 금요일 상암동 본사에서 면접을 보고 3일 후 합격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첫 출근을 하고 3개월째 잘 다니고 있답니다.사실 대기업에 정식으로 취업한 친구들에 비하면 굉장히 작은 성취일지도 모릅니다만 같은 시기에 졸업한 친구들보다 빨리, 그것도 괜찮은 직장에 취업한 이유는 내적 동기와 작지만 꾸준한 경력 쌓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코스모스 졸업을 했지만 2009년 1학기까진 굉장히 느긋했고, 전형적인 인문학도의 특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인문학도들은 취업보다는 학문, 예술 등에 심취하는 경향이 있어 취업에 대한 준비도 늦고 스트레스도 덜 받습니다. 그러기에 취업에 대해 상대적으로 취약하구요. 저 역시 남들이 영어 공부와 자격증 시험에 매진할 때 독서와 작문에 매달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 성적이 학년에 비해 떨어져서 4학년 직전에 불상사가 발생하였지만 저만의 길을 묵묵히 걸었고 저희 대학에서 개최하는 공모전에 꾸준히 참여하였습니다. 비록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큰 공모전에서는 입상하지 못했지만 영어 프리젠테이션 경진대회, 연합 MT 수기 공모전, 명강의 수기 공모전, 금주 표어 공모전 등 저희 대학 안에서는 수 차례 입상하였습니다. 저는 그 이유가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키운 기획력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그리고 2009년부터 갑자기 기업에서 블로그를 이용한 홍보가 활발해졌는데 저도 운이 좋았는지 4년간 운영한 블로그 덕을 크게 보았습니다. '자기 회사에 대한 콘텐츠를 잘 작성할 것 같다'라는 이유로 공연 기획사, 공모전 회사 등 홍보 콘텐츠를 만들어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일을 2010년 1학기동안 꾸준히 하였습니다. 비록 시, 대기업에서 주최하는 유사 공모전은 아니었지만 제 힘으로 직접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능력 개발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매주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내고 디자인을 직접 고안해내야 한다는 것도 조금 힘들었지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력이었습니다. 이것도 역시 꾸준한 독서와 작문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자격증은 컴퓨터활용능력, MOS, GTQ 등 흔한 자격증이 몇 개 있을 뿐이구요, 영어 성적(제출 기준)은 OPIc이 유일했습니다. 어학연수, 인턴쉽 경험 한 번도 없구요. 스펙이 좀 초라하게 느껴지지만 일관된 경력 관리와 문화예술에 관한 내적 동기가 취업 성공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문계열 졸업자가 취업에 불리하다고들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문학이 필요치 않은 분야가 없고 자신만의 차별화된 점을 성장시킨다면 오히려 취업에 유리하고 그 후에도 살아남을 확률이 높습니다. 제 글을 읽으시는 인문학 전공자들 힘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