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인 - 김성술 SBS아트텍 아트1팀, SBS 방송아카데미 영상조명과 교수] 


주요업무가 어떤 것인지 말씀해주세요. 
피사체가 있으면 빛을 조정해서 분위기나 감정을 도출해내는 것입니다. PD가 의도한대로 희로애락을 빛으로 표현하는 것이지요. 조명은 출연자를 돋보이게 하기도 하고 추하게 보이게 하기도 하고 인물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리얼리티와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살려야하는 드라마가 있구요. 감성적인 분위기를 살려야 하는 쇼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들을 조명으로 살리는 거죠. 

조명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가 있으셨는지요? 
저는 전자공학을 전공했는데요. 처음에 KBS공채로 입사를 했습니다. 입사를 해서 여러 분야를 섭렵하면서 조명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가능성도 있고 조명은 언제나 똑같은 상황이 없기 때문에 창조적으로, 제 나름대로 만들어갈 수 있는 분야였지요. 세트별로 배우별로 상황별로 극의 종류, 예를 들어 사극과 현대물 같이 극의 종류에 따라서도 다 다른 연출을 할 수 있거든요.. 이런 점들이 참 재미있더라구요. 
현재 영상원에서 강의를 하고 계신데요 조명기술 분야의 공부를 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나요? 

국내에선 현재 제가 강의하고 있는 SBS 방송아카데미 외에 조명 교육기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나마 제가 처음에 조명을 시작했을 때는 교육기관이 전무했기 때문에 책을 구해서 봐도 모두 일본 책이고 그랬어요. 그래서 안되겠다 싶어 그 때 부터 일본어 공부를 하기 시작했죠. 그래서 직접 책도 보고 일본에 가서 공부를 하기도 했어요. 

어떤 사람에게 적합한 일인지요? 
컬러감각이나 창의력 등이 요구되긴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절차탁마하고 시종일관하는 열의있는 사람이면 된다고 생각해요. 조명 분야는 아직 발전시킬 여지가 많은 분야이기 때문에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창의적으로 조명을 한번 해보겠다는 마음만 있다면 무한히 발전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일하시면서 느끼는 어려운 점들은? 
PD와 카메라와 디자이너 등과의 관계와 의사소통의 문제가 가장 크지요. 교과서적으로는 잘 되어있지만 실제적으로 유기적 협조라는 것이 힘들어요. 
예를 들어 조명감독과의 협의를 무시하고 PD가 자신의 고집대로만 한다든지 아니면 반대로 세트디자이너가 자신의 취향대로 세트를 덮어버리거나 하면 안되지요. 

이 일의 매력이라면요? 
세트제작이나 카메라 등은 어떤 틀에 맞춰진 상황 하에 진행되는데 비해 조명은 정해진 것도 없고 반복도 있을 수가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시간적 제약 때문에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신이 시도할 수만 있다면 어떻게든 해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 창조적 작업들이 매력적이지요. 주인공의 얼굴을 살리고 죽이고 과장하고 축소, 생략하고 하는 등 자신의 능력을 확연히 내보일 수 있는 것이 또 조명 분야입니다. 카메라 같은 경우는 정말 특별하지 않은 이상 겉으로 드러나기가 쉽지 않은데 조명은 그대로 드러나거든요. 

조명분야의 국내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우리나라도 점차 일본처럼 전문가 집단이 생겨나야 합니다. 일본의 경우 조명분야가 매우 발달되어있어서 협회에서 자격시험과 일정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조명인구가 3000~4000명정도 되구요. 그에 비해 우리는 120~130명 정도니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죠. 그러나 국내에서도 곧 연합회가 발족할 예정이구요. 발전가능성이 많다고 봐요. 그리고 여성에게도 전망이 좋습니다. 조명하면 무거운 조명을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요즘은 거의 다 컴퓨터화 되었기 때문에 그렇지 않거든요. 그리고 일본만해도 여성 조명인구가 매우 많아요. 그리고 점차 디지털 방송화되면서 더욱더 세심하고 부드러운 조명을 잡아야만 잡티 등이 없이 나올 수 있습니다. 조명의 역할은 당위성을 가지고 있죠. 이 분야도 점점 더 세분화 전문화 될 것입니다. 디자이너와 조명감독이 나누어져 조명을 디자인하고 운용하는 전문가가 나누어질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할 분야에 대해서 확실한 전문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으시다면요? 
. "옥이이모"와 일본 유학 후 곧바로 작업한 "청춘의 덫"이 기억에 남는 작품들인데요 옥이이모는 마당 씬이 참 많았어요. 그때마다 다르게 연출하느라고 애를 먹었지요. 그런데 반응도 좋았고 표현이 잘 되서 좋았구요. 청춘의 덫은 유학 후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었는데 심은하 씨의 얼굴을 살리기 위해 한 장면 한 장면 정말 정성들여 찍은 기억이 납니다. 감독의 열의도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지요. 준비를 많이 해서 외국정보에도 어둡지 않으면서 절차탁마의 자세로 꾸준히 갈고 닦으셔야 합니다. 책도 많이 보시고 그림도 많이 보시고요 공부를 많이 하세요. 이론적 공부도 깊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자료출처 - 잡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