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지 기자론 ◎ 


(1) 잡지 기자란 

어떤 사람들은 잡지 기자를 가리켜 "자기도 잘 모르는 것을 독자가 잘 알게 끔 쓰는 사람"이라고 역설적으로 말한다. 하지만 필자는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체험론적인 측면에서의 이야기이다. 

①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는, 늘 취재의 기회를 엿보는 상태에 있는 사람이다. 실제로 이웃 일본에서는 잡지기자를 선발할 때 “특근 수당이 없으며, 퇴근 시간이 따로 없음”을 고지한다고 한다. 일반 샐러리맨과는 다른 직업이기 때문에 근무시간을 정해 놓고 그 시간 을 넘게 근무하면 수당을 주는 일반 직장인들과는 다른 직업임을 주지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일반 샐러리맨에 준해서 대우하고 있다. 

②특히 문장력이 좋고, 어떤 기사를 발굴할까, 하는 마인드를 가진 기획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단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잡지기자는 문장력과 기획력만 있으면 할 수 있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데스크의 입장에서 보면 문장력보다는 오히려 뛰어난 기획력을 높게 친다. 

③잡지를 잘 팔릴 수 있게 하는 기사를 재빠르게 찾아내는 감각이 있는 사람이다. 잡지는 일반적으로 말해서 자선사업을 하는 매체가 아니다. 무엇보다 먼저 시장에서 팔리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독자에게 흥미가 있고, 유익한 정보를 전하는 기사를 실어 많이 팔릴 수 있게 해야 한다. 

④사물을 보면 먼저 기사화할 수 있는 지부터 생각하는 사람이다. 기사거리가 없는가, 항상 안테나를 세우고 다녀야 한다. 신문의 부음란이나 동정란, 술집 같은 데서 나누는 잡담에서도 기사거리라면 쪽집게처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⑤독서량이 풍부하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다. 훌륭한 기자는 끊임없이 신선한 자극을 받는 사람이다. 신선한 자극을 얻으려면 독서 이상의 것이 없다. 또 세상만사에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거의 동물적이라고 할 만큼 ‘호기심 천국’에 살고 있어야 한다. 

(2) 잡지 기자의 자세 

잡지 기자의 자세라는 측면에서 필자는 잡지 기자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신문기자라고 해서 크게 다를 바가 없다. 

1) 잡지 기자는 박수치는 사람이 아니다. 

어떤 상황이든지 제3의 눈을 뜨고 진실을 캐는 사람이지 상황에 흽쓸려서 흘러가는 사람이 아니다. 박수를 치는 순간 그는 관객이지 냉정한 관찰자로서의 엄격한 객관성을 가진 기자는 아니다. 

일본의 어떤 사진학원생은 여객기가 추락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진촬영을 했다. 월남전에서 한국계 미국인 통신기자는 자기 발이 폭탄에 맞자 떨어져 날아가는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박수치는 사람이 아닐 뿐만 아니라, “상황에 함몰되는 사람이 아니라 상황을 재구성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2차대전이 끝나고 미군들이 유럽에서 귀국하자 미국처녀가 모르는 군인에게 열정적으로 키스하는 유명한 사진을 찍었다. 한마디로 잡지기자는 동요되는 사람이 아니다. 

2)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사건, 사물의 진실이 무엇인지를 캐는 사람이다. 리포터란 본디 기록자이다. 있는 그대로, 일어난 사실 그대로 기록하는 자이다. 

진실이란 무엇인가? 보도에 있어서 그것은 “출처와 내용에 있어서 확인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미확인인 경우는 어떻게 되는가?”이런 경우는 보도할 때 미확인임을 밝혀야 한다. 뉴스보도에는 일체 의견이나 편견이 섞이지 않도록 하고, 쟁점이 있을 때는 모든 당사자의 의견이 고루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뉴스에서 의견이 분리되어야 한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뉴스의 객관성을 확보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며, 만약 사실을 전달하고자하는 뉴스에 주관에 속하는 의견을 삽입한다면 객관성을 확보할 수 없게 된다. 이 말은 사실과 의견을 혼합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의견은 따로 사설이나 논평에서 취급해야 한다. 혼합하면 죽도 밥도 안된다. 그러나 많은 잡지 기사들이 이런 원칙이 무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3) 정확성을 지키는 사람이다. 

보도에 있어서의 정확성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 기사의 정확성을 믿는다. 정확하지 못하다는 것이 밝혀지면 그 잡지에 대한 독자의 신뢰가 떨어지고 잡지는 치명상을 입는다. 뿐만 아니라 정확하지 못한 보도 때문에 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것은 취재에 있어서뿐만 아니라 교정에서도 마찬가지다. 틀린 글자가 많다든지 하면 역시 신뢰가 떨어진다.”기사의 내용이 정확하도록 모든 노력을 해야 한다.”정확성이야말로 전문 기자의 마크이며 우수성의 기준이 된다. 정확성이란 기사에 나오는 이름, 연령, 숫자는 물론이고, 핵심인 내용의 정확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그런데 보도의 정확성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현실적으로 뉴스를 취재하고 보도하는 과정에 그 정확성을 해칠 수 있는 갖가지 요인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마감시간에 쫓기기도 하고 사실을 잘못 인식할 수도 있다. 또 기사를 작성하면서 표현이나 설명을 잘못할 수도 있고 또 요즘 같으면 기사의 컴퓨터의 입력이나 출력에서 잘못 할 수도 있다. 정확을 기하려면 확인이다.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것이 정확성을 보장하는 최선의 길이다. 

4) 기자는 객관성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옛날엔 상업주의에 치우친 나머지 뉴스를 센세이셔널하게 보도해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지 못한 점이 많았다. 지금도 그런 부분이 일부 남아 있다. 한때 집지 편집을 놓고 기자들 사이에서 “제목장사”라고 비아냥거린 적도 있었다. 읽어보면 별것이 아닌 내용을 제목을 그럴싸하게 붙여 부풀렸다고 해서 자조하는 불평이었다. 객관성 확보하고는 약간 빗나간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하여튼 사실의 객관성을 해쳤다는 점에서는 재고해볼 대목이다. 

1923년 미국신문편집인협회가 채택한 신문윤리강령이 “뉴스보도에 있어서의 편파성은 저널리즘의 기초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하여 객관성이 원리를 처음으로 공식 확인한 것이 있다. 이제 이것은 세계언론이 중요한 원론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 사정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 

5) 균형과 공정을 추구한다. 

사건에는 반드시 양편의 당사자가 있기 마련이고, 모든 사회적 쟁점에는 찬부로 반대되는 입장이 있게 마련인데 기자는 그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되고 공정하게 사건이나 입장을 보도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균형과 공정에 관한 미국 워싱턴 포스트의 행동 기준과 윤리의 몇 대목] 

①어떤 중요성이나 의미를 지닌 사실을 빼버린다면 기사는 공평할 수 없다. 따라서 공정은 완전성을 포함한다. 

②중요한 사실을 빼고 기본적으로 별 상관이 없는 정보를 넣게 되면 그 기사는 공정할 수 없다. 따라서 공정은 관계성도 포함한다. 

③독자를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도도하거나 기만한다면 그것은 공정할 수 없다. 공정은 정직성을 포함한다. 

④만약 기자가 ‘거부된’이라든가 ‘불구하고’’인정한다’는 등의 교묘한 용어로 그 뒤에 숨은 편견이나 감정을 숨기고자 한다면 그것은 공정할 수 없다. 따라서 공정은 화려함보다 솔직함을 요구한다. 항상 기사를 쓰고 나서 “나는 내 능력껏 공정했는가”하는 것을 스스로 묻도록 해야 한다. 

(3) 잡지 기자가 되는 길 

신문방송기자와는 달리 잡기 기자가 되는 방법은 다양하다. 잡지사의 입사시험을 패스하여 들어가는 방법도 있고, 스카웃되어 들어가는 방법, 프리랜서로 일하다가 들어가는 방법, 잡지사의 계약직으로 들어가 일하다가 정규사원이 되는 방법 등 여러가지 길이 있다. 

가. 공개모집 

공개모집을 통해 입사하는 방법과 수시 모집으로 입사하는 방법이 있다. 공개모집은 신문사 출판국이나, 서울 문화사 등의 큰 출판사의 경우에 1년에 한번 정도 치뤄진다. 공개모집시 보통 1차 필기시험, 2차 실기 또는 논문, 3차 면접시험으로 선발한다. 1차 시험과목은 국어, 영어, 제2외국어, 상식이 일반적이다. 

수시 모집은 추천입사, 경력사원 스카웃 등 다양해서 일률적으로 말하기 곤란하다. 그러나 편집파트와 영업파트를 분리해서 뽑는 것은 공통적이다. 일본은 구별 없이 뽑아 훈련을 해서 총무, 기자 등으로 배정한다. 

시험으로 입사여부를 결정짓는 제도의 단점은 전문적으로 저널리즘을 연구하거나 기사를 기가 막히게 잘 써도 유리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는 길은 없다. 고시반에서 공부한 사람처럼 열심히 암기하고 되풀이 연습한 시험기술을 갖춘 사람이 유리하다. 그러나 달리 선발할 적절한 방법이 없다. 

전문직업인인 기자로서 갖추어야 할 품성을 검증할 방법은 시험밖에 없다. 적절한 시험 기법의 개발도 없고, 최근과 같이 수천명이 몰리는 시험을 처리하는 방법은 그래도 무지막지한 시험밖에 없다. 많은 시간을 1인에게 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언론사의 공채 시험은 오랜 전통 때문에 정실이 철저히 배제된다는 점이 특징으로 정립되어 있다. 그래서 언론고시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나. 스카웃에 의한 경력기자 채용 

예전이나 지금이나 일단 채용된 이후엔 기자훈련코스가 미비한 반면 도제식 훈련에 의존해서 잡지기자로서의 실력을 쌓아가데 된다. 필자도 잡지사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기사 작성, 레이아웃과 같은 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다. 보통 구성원의 50% 이상이 외부 잡지사에서 스카우트된 인력이었는데, 몇 년이 걸려서 어깨너머로 잡지기자로서의 트레이닝을 스스로 하게 되었다. 

지금도 잡지사의 인력충원은 대기 경력자 위주의 스카웃 형식이 주를 이룬다. 능력과 야심에 따른 기자의 이동현상은 언제나 가능하다. 경력기자의 모집은 광고로 공개모집하기도 하는데, 서류심사와 면접으로 전형하거나 또는 개별면접 형식이다. 요즘은 아트, 컴퓨터아트, 사진, 편집기자들이 스카우트 대상. 그 전의 직장에서 활동한 실적이 평가되어 스카우트 대상이 된다. 야구선수 스카우트와 비교할 만하다. 

다. 계약직으로 들어갔다가 스카웃되는 길 

몇가지 방법 중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는 방법이 있다. 잡지사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할 기회를 찾아보거나 계약직으로 일하는 과정에서 데스크와 편집기자들의 눈에 들어 정규직으로 발탁되는 길이 그것이다. 잡지사에서는 일용직 근무자도 있고, 프로젝트별로 채용하여 일이 끝나면 그 프로젝트를 해체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실력을 보여 인정받는 길을 찾는 방법이 그럴싸하다. 말하자면 명칭은 그런 말이 붙지 않았지만 하나의 인턴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이 되는 셈이다. 

라. 프리랜서 

신출내기 기자가 잡지사에 들어가는 길이 비좁은 것은 냉엄한 현실이므로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잡지기자로서 일해보고 싶다는 자신의 꿈을 접어둘 수 없다면 이럴 땐 마지막 방법이 있다. 그것은 프리랜서 즉 자유기고가가 되는 길이다. 어찌 보면 요즘 젊은이들의 사고방식에는 시간을 자유롭고 활용하고 능력껏 평가받는 자유기고라는 직업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자유기고가이지만 정식 잡지기자보다 더 화려하게 사는 케이스를 소개해 본다. 글재주가 있는 올해 스물 일곱의 여성 K씨. 그녀는 서울에서 가장 바쁜 여성이라고 할 만큼 1주일 내내 바쁘게 보낸다. 그녀는 3개의 잡지사에 기고하고 있는데, 생활이 자유롭기 그지없다. 밤을 새우기도 할만큼 바쁜 때는 한달 중 15일, 나머지 15일은 비교적 한가하게 보낸다. 혼자서 취재 섭외하랴, 기사작성하랴 힘들기도 하지만 잘만 뛰면 수입도 잡지기자의 월급보다 많다. 굳이 잡지사에 묶여 ‘월급장이’ 신세가 되는 것보다 프리랜서가 더 자유롭고 편하다는 것이 K씨의 이야기다. 

마. 미국의 경우 

채용방법이 다양하고 복잡하다. 신문기자의 경우나 잡지 기자의 경우가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신문기자의 경우를 본다. 공개모집시험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서류전형, 추천, 인터뷰 등 3개월에서 6개월에 걸치는 예비채용방식에서부터 필기시험의 경우도 철자법과 문법, 시사상식과 이름 기억하기, 편집의 기본 기술, 독서량과 성향시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1,688개의 일간신문, 7,704개의 주간지, 1.194개의 TV방송국, 9,642개의 라디오방송국과 6,600개의 CATV,8,000개의 광고회사, 1,500개의 선전회사가 있는 언론대국 미국은 잡지기자가 되는 길도 매우 다양하다. 

지방소도시의 베테랑 기자 또는 편집인이 대도시의 큰 신문에 말단기자로 옮기기도 한다. 일간지 종사자는 5만여 명. 정기적, 연례적 공개모집 시험이 불필요하다는 뜻이다. 기자의 신규채용은 수시로 지원자의 원서를 접수해놓고 있다가 필요할 때 이들의 면접과 적절한 테스트 또는 전에 근무했거나 지금 근무하고 있는 언론기관의 추천이나 혹은 그곳에서의 역량들을 종합 평가하여 채용하는 인력 풀시스팀 같은 형태를 취한다. 

신문과 방송, 주간지까지를 가진 편집국장은 매주 10통씩의 지원서를 우편으로 받고, 전화지원도 5회 정도 접수한다. 직접 찾아오는 사람도 만난다. 채용을 하려면 인원이 필요한 부서의 장이 그 동안 모아진 서류를 검토해보고 전화인터뷰 등을 통해 채용후보자를 3∼4배로 결정, 필기시험에서 철자법, 문법, 이름 찾기, 시사상식,편집 기초기술 등이다. 전에 근무한 회사의 기사철도 조사된다. 그 기사가 발굴기사인지 취재지시 기사인지도 조사된다. 어휘구사력, 문장력, 기사작성요령도 중요한 채용의 점검대상이다. 어떤 편집국장은 영어에 대한 소양을 중시. 지원자가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무슨 책을 읽었는지도 관심을 갖는다. 

이렇게 해서 3∼6개월 조건부로 채용한 뒤 일하는 모습을 살펴보기도 하고, 마감시간을 못 지키거나 기사를 추적하지 못할 때는 내보낸다. 기자의 채용자체가 잡지의 흥망성쇠, 존립자체에 관계되기 때문에 정실주의는 철저히 배제됨은 물론이다. 대학졸업 후 바로 기자를 시작한 사람들의 초봉은 일간지의 경우 83년에 연봉 1만1,180달러 정도 이렇게 굳이 미국의 경우를 설명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채용방법도 점차 미국화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4) 기자도(記者道) 

기자에는 기자도가 있다. 기자의 윤리를 포함한 기자관이랄까, 그런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몇몇 기자들의 기자도를 벗어난 행태가 만천하의 지탄을 받은 바 있어 기자도의 자각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로 생각된다. 

가. 직업윤리관 

신문도 그렇고 잡지도 엄격한 윤리의식이 필요하다. 직무상의 일로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서 주식투자로 떼돈을 번다든가, 비보도를 전제로 해서 말한 내용을 특정 정파에 알려주어 정쟁을 일으키게 한다든가, 특정 정당의 인사에게 상대당의 정보를 훔쳐 전해준다든가 하는 일들이 최근 한국신문을 장식한 바 있다. 이런 기자는 한마디로 직업윤리를 상식한 사람이다. 철저한 직업윤리관이 필요하다. 그러나 과연 한국의 신문잡지 기자들이 어느 정도의 윤리관을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나. 사명감 

기자는 일반 직장인과는 다르다. 돈 문제나, 이념, 호불호로부터 자유로운 입장에서 독자의 알권리를 실현하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없으면 꽹과리 없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최근 신문방송기자가 주인공이 된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언론과 권력의 유착, 언론인의 정치화 등 사회의 목탁으로서 기능을 못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는 기자로서의 사명감이 부족한 데서 온 것이라고 본다. 기자의 윤리이식이 결여라고도 볼 수 있겠다. 

다. 전문지식 

기자는 백과사전적인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늘 같은 전문화된 시대에는 오히려 특정분야의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보더라도 엉터리기사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정확한 기사 전달이 필요하다. 

라. 책임감 

옛부터 “펜대를 잘 놀려라,”라는 경구가 전해온다. 책임감이 있는 기자라면 기사의 전파,영향, 여론 형성 등에 기자가 얼마나 큰 기능을 하는가를 생각하고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한 언론인의 잘못은 때로 역사의 진전에 직접적이고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마. 국가관 

신문잡지도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체제 안에 있다. 그리고 그 공동체를 지탱하는 매체다. 그 점에서 기자의 뚜렷한 국가관은 필수적이다. 이론적으로 언론의 자유가 국가공동체를 초월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언론자유가 국가존립을 위태롭게 할 정도까지도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5)기자의 소양과 자질, 업무 

신문잡지 기자를 사회의 지도자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그가 다루는 매체의 영향력에서 볼 때 기자는 적어도 지도자에 준하는 소양과 자질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가. 전문지식을 대중지식화하는 기술과 방법 

전문적 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독자에게 제공할 정보를 수집하여 기사화한다는 것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긴 하나 만일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만이 기자가 되어야 한다면 대학교수들이 기자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기자는 전문지식을 대중지식화 하는 기술과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어려운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전달하는 사람이 기자다. 이를 빗대어 농담으로 “기자는 자기가 잘 모르는 사실을 대중이 잘 알게끔 쓰는 사람”이라고 하는 우스개도 있다. 

나. 잡지 기자의 전문지식 

한 직업인으로서의 기자는 프로페셔녈리즘을 추구하기에 충분한 여건을 갖추어야 한다. 근무 8년이 넘은 기자가 잡지의 제작 진행과정을 잘 모르고 인쇄소나 아트에 엉뚱한 지시를 보내 웃음거리가 되기도 한 것을 본 일이 있다. 

기자는 컴퓨터 조판, 레이아웃, 필름출력 같은 과정은 물론 색지정의 센스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전방위 전문성을 갖춘 기자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잡지사의 현실은 승진과 보수 결정에 있어서 객관적이고 정확한 역량의 평가보다는 근무연수 등을 따진 밥그릇 중심의 승진이나 또는 기자로서 전문화된 숙련도의 평가보다는 인간적인 어울림이나 요령중심의 처세 등을 기준으로 업무를 맡기고 보직을 결정하는 방식이 아직도 횡행하고 있기 대문에 잡지기자로서의 전문화의 길을 막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다. 숙련기자가 되려면 

잡지설립의 자유화와 컴퓨터 조판 시스팀 구축으로 아트(미술) 부문의 기자 부족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신문의 경우도 마찬가지. 그 동안 수습기자 중에 지원하는 사람이나 외근에 부적합한 기자들을 훈련시켜 이 같은 편집교정 일을 맡겼으나 신문이 레이아웃 싸움이 되면서 그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기자 지망생은 누구나 화려한 외근을 지망하지 특별한 사유없이 내근을 지망할 사람이 없다. 잡지도 앞에서 편집예술이라고 했지만 레이아웃 경쟁이 되다보니 눈썰미가 있는 미술기자는 몸값이 편집기자에 비해서 높은 편이다. 이것은 다른 얘기지만 대입수험생을 위한 참고서를 발행하는 어떤 출판사는 레이아웃 담당자를 스카웃할 때 거액의 몸값을 주고 ‘모셔’왔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보면 취재기자보다는 편집, 교열, 사진기자 등의 전문성이 먼저 요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한다면 모든 기자는 기초적으로 편집, 사진, 교열 등의 기술에 대한 어느 정도의 숙련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언젠가는 데스크를 본다고 가정했을 때 이런 기초를 모르고 있으면 잘 굴러갈(진행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라. 편집기자 

우리의 사상, 감정, 의사, 지식, 정보 등을 지면에 읽기 쉽고 보기에 편리하도록 아름답게 배치를 하는 기술, 또한 이러한 일을 하는 것을 편집이라고 한다. 잡지기자는 편집기자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편집을 정확히 말하면 편집 커뮤니케이션(editing communication)이라고 할 수 있다. 

편집 커뮤니케이션이란 “편집자가 저작자의 메시지를 수집 정리하여 편집물화 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진행과정을 거쳐 독자에게 효과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이룩하는 지적 창조행위”다. 

따라서 기자로서의 편집자는 editing communicater 즉, 대상 독자의 지적 수준에 맞추어 메시지를 가다듬어내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좁은 의미로는 편집자, 레이아웃터, 디자이너 지칭. 넓은 의미로는 원고 집필자, 기사 취재자, 화가, 사진작가, 지도 제작자, 만화가 등 메시지를 만드는 사람 모두를 묶어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편집장과 편집기자 간의 하는 일이 다소 달라질 수 있지만 편집장은 진행책임자라는 점에서 역할이 다를 뿐이 그 내용은 거의 같다. 

[출처- 김성묘의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