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디오 PD 
- 녹차같은 은은함 그 향기의 진원지 

버튼 하나만 누르면 눈앞에 보이는 TV프로그램. 마우스 클릭 한번이면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인터넷. 하지만 라디오는 그렇지 않다. 주파수를 맞춰가는 도중, 시끄러운 잡음도 들어야 한다. 화려한 영상도 제공되지 않는다. 오로지 청각만을 사로잡을 뿐이다. 하지만 주파수를 찾았을 때의 통쾌함이 있고,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기를 바라는 기대와 설렘이 있다. 콜라처럼 톡 쏘진 않지만 녹차처럼 길고 은은한 향기가 있는 것. 그러한 분위기 때문에 라디오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러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끌어 가는 사람들. 그 중 프로그램에 관한 종합적인 업무를 아우르는 라디오 PD. 방송사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이 계획되면 그 후 데스크들은 그 프로그램에 적성과 능력이 맞는 PD를 선택한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맡게 된 PD는 구체적으로 프로그램 내용을 기획한다. 청취층과 프로그램 성격에 따라 코너를 만들게 되고, 진행자, 작가, 엔지니어 등의 스태프를 섭외한다. 하나의 프로그램의 완성도는 기획이 반 이상을 차지한다. 따라서 PD의 기획능력이 한 프로그램을 좌지우지 하는 것. 방송이 시작되기 이전, PD와 모든 스태프들은 큐시트를 놓고 회의를 하게 된다. 이 때 PD는 모든 제작진을 총괄해 그 날의 방송 흐름을 잡는다. 모든 사항에 관한 최종 결정과 최종 책임은 PD에게 달려있으며 각 실무 작업은 스태프들이 해나간다. 라디오 PD는 이른바 ‘언론고시’라는 공채를 통해 주로 선발된다. 간혹 국악이나 외국어프로그램 등과 같은 전문 프로그램이 생기는 경우 그에 따른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채용하는 특채도 있다. 중소 방송사나 신생 방송사의 경우는 경력 중심으로 채용한다. 라디오 작가나 리포터 진행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PD가 되는 경우도 있다. 공채에 합격한 이후, 하나의 프로그램을 바로 맡을 수는 없다. 수습사원처럼 AD(Assistant Director)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 선배 PD들에게 노하우도 배우고 경험도 쌓으며 실력을 닦는다. 하지만 기간이 정확히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주변 상황과 개인의 능력에 따라 짧아질 수도 길어질 수도 있다. 단 라디오 PD는 다른 분야의 PD보다는 수명이 비교적 짧은 편이다. 또 현실적으로 각 방송사의 채용 규모도 적다. 하지만 그 매력과 사회적 위치를 고려해 본다면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다. 

Q 현재 맡고 있는 프로그램은 주 프로그램은 ‘943 전망대’입니다. 
퇴근하는 직장인들이나 저녁 준비를 하고 있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요. 퀴즈도 하고 노래대결도 하고 교통정보도 알려주고요. 택시기사와 손님이 대화를 나누는 식으로 구성해서 사회문제를 가십으로 다루기도 하고요. 나머지 ‘별이 빛나는 밤’에나 ‘가요응접실’은 방향만 제시해주고 있는 정도입니다.. 

Q 필요한 자질은 기술적으로 익혀야 될 것은 매우 간단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를 전반적으로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사회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상식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해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든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실제적으로 그러한 지식이나 학력 등은 커트라인 안에만 들어 갈 수 있으면 상관이 없습니다. 얼마나 폭 넓게 공부를 해서 많은 소재거리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죠. 그러한 내적 지식들은 면접이나 논술에서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아는 것이 두루 많을 때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법이거든요. 또한 인간사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사소한 얘깃거리에도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해요. 라디오는 곧 청취자가 주인이고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청취자들이 보내오는 사소한 사연이라도 눈여겨 볼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Q 라디오의 경우 음악에 대한 공부도 필요할 듯한데 ... 
음악을 막연히 많이 듣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음악가들의 세계라든지, 한 음악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시대적 상황이 어땠는지 등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이죠. 배후에 있는 메시지를 읽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라디오 음악 같은 경우 프로그램 목적에 따라 다릅니다. 프로그램 내용과 유기적으로 결합이 될 때 좋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사회적 상황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인권문제가 가열되고 있는 사회적 상황 속에서 한가하게 이별 노래만을 틀 수는 없거든요. 

Q 이 직업의 매력과 애로사항 적성에 맞는다면 편하고 자유로운 직업입니다. 
근무시간도 특별히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요. 또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뿜어낼 수 있는 직업입니다. 그런 아이디어가 실현화 되는 것을 직접 맛볼 수 있기 때문에 보람도 큽니다. 특별히 애로사항은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라디오 PD는 섬세한 면을 필요로 하는 직업입니다. 그래서 갈 수록 여성 인재들을 중심으로 라디오 PD가 배출되고 있습니다. 결혼 후에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직업이니까요. 

Q 라디오 PD를 꿈꾸는 대학생들이 지금 할 수 있는 것....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수세기 동안 말해왔습니다. 책을 많이 읽어라, 정말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그 속에는 생활의 지혜는 물론이고 인간과 사회와 상식이 있습니다. 방송은 상황에 따라 특별 방송을 진행해야 될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연 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청취자에게 신속히 정보를 제공해야 될 때가 있겠죠. 그런 경우 기상청은 물론이고 피해지역과 연결해야 합니다. 즉 종합적으로 소식을 전달해야 하죠. 그 같은 경우, 대부분 숙련된 경험에서 비롯되지만 그 만큼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기존에 얼마만큼의 상식과 지혜가 있느냐 입니다. 책을 많이 읽으세요. 사회 곳곳에 관심을 갖고요. 
 

 


[ 자료출처 - 임정연 학생리포터 ]